커피의 중독성은 창의성을 추구하는 예술인은 물론 집중력이 필요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각성효과와 더불어 기분전환의 느낌을 주고, 때로는 양치 대신 커피를 외치기도 합니다. 이런 커피에 다이어트 효과를 주는 듯 마는 듯 분위기를 풍기면서 시장에 파고드는 제품이 있으니 '콜리컷피'와 '맥스컷피'입니다. 이름부터 언어유희스러운 이 제품들의 효능과 후기 그리고 아쉬운 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목차
1. 콜리컷피와 맥스컷피 효능
2. 콜리컷피와 맥스컷피 부작용
3. 후기 분석 및 아쉬운 점
4. 마치며
1. 콜리컷피와 맥스컷피 효능
대한민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0년 기준 367잔으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통계적으로는 전 국민이 하루에 평균 한 잔 이상씩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커피 총 시장규모 측면에서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큰 시장입니다. 많이 마시는 줄은 알았지만 세계 3위 안의 시장인 줄은 몰랐습니다.
콜리컷피와 맥스컷피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다이어트 효과를 자발적으로 기대하는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두 제품 모두 공통적인 부재료는 그린커피빈+마테+맥아로 로스팅 전의 생두추출물, 무기질 및 비타민, 그리고 칼륨 및 비타민C등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두 제품은 핵심 원재료에서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콜리컷피는 '콜레우스 포스콜리', 맥스컷피는 '녹차카테킨'이 핵심원료입니다.
콜리컷피의 '콜레우스 포스콜리'는 최근 상당히 많은 다이어트 제품들에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천연식물로 인도의 전통약재입니다. '아유르베다'라는 인도 전통 민간요법에서 염증완화와 체지방 감소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인용하면서 한동안 붐이 일어났습니다. 연예인들 이름을 붙인 다이어트 제품에 다수 포함되면서.
역시나 다양한 논문을 통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가능'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였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포스콜린의 성분에 대해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일일섭취량을 500mg은 먹어야 효과가 있다 합니다.
맥스컷피의 '녹차 카테킨'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페놀화합물입니다. 쉽게 말해 1세대 다이어트 식품에서 상당히 많이 들어갔던 항산화작용을 하는 녹차의 폴리페놀로 노화와 염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 알려져 있습니다. 녹차의 붐이 일었던 시절도 기억이 나는군요. 타임지에서도 주목해야 할 음식이라며 소개되었죠.
이렇게 다이어트에 좋다 알려진 성분들과 한국인이 중독적으로 사랑하며 매일 마시는 커피분말에 합성을 하여 판매 중인 것이 두 제품입니다. 영리한 제품설계라 판단됩니다. 설마 커피라는 키워드를 쓸 줄이야.
동 제품들을 만든 삼정바이오(주)는 2021년 기준 매출액 44억 원에 12명의 사원을 지닌 중소기업으로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9년에 설립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10개 이상의 식품가공품을 등록한 상태입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중소기업이라 분석되지만 대대적인 마케팅과 R&D 여력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컷피류 두 제품 모두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효과를 자발적으로 기대하는' 이라는 타이틀로 소개한 것입니다. 인도와 베트남산 커피분말을 합성했는데 흔히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 걸 넣었다 이 정도.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를 얻지 못했기에 제품소개 어디에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문구는 없습니다.
그저 '몸을 가볍게 하는', '자연스러운 관리', '부담 없이 마시는' 그런 커피라고 날씬한 여자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원재료를 넣기는 했지만, 다이어트 효과가 있음을 기능적으로 검증받지는 못했으니 소비자가 알아서 자발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식품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 구매자가 회사에 다이어트 효과 없던데요?라고 항의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그런 효과문구는 판매 홍보상 없기 때문입니다. 매우 영리한 설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2. 콜리컷피와 맥스컷피 부작용
콜리컷피와 맥스컷피의 부작용은 일반 커피의 부작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커피 분말 베이스에 콜레우스 포스콜리와 녹차카테킨을 각각 넣고, 공통적으로 그린커피빈+마태+맥아를 더한 인스턴트커피이기에 너무 많이 마시면 당연히 몸에 과다한 각성제 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특이체질이나 알레르기 체질이 있다면 조심하라는 주의사항 문구를 넣었는데, 사실 콜레우스포스콜리는 일반인이 살면서 직접 키워드를 써 볼일도 잘 없을 만큼 잘 모르는 재료이고, 녹차나 마태 그리고 맥아 등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람도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식품이기에 경고문구는 분명히 필요합니다.
두 제품 모두 1포에 4g이고 30개가 한 박스에 들어있어 하루에 1번만 물이나 우유에 타서 먹으라고 섭취량과 섭취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이어트 성능이 기대되는 원재료들과 커피 분말이 함께 이기에 과다 섭취는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식품이나 약이나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것은 각자의 유전자와 결이 맞는가 하는 적합성이 있습니다. 동 제품들의 경우에도 밥 먹고 한잔씩 했는데 일주일 만에 화장실을 무지하게 많이 가서 괴로웠다는 부작용 후기도 종종 있습니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다이어트 효과가 누군가에게는 과다배출의 부작용이 되겠지요. 또한 커피라는 식품 측면에서 맛이 심심하다는 의견도 종종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은 인스턴트커피라는 측면에서 중량 기준으로는 있는 편이고, 1봉 기준으로 본다면 별로인 편입니다. 현재 같은 제품군으로서 우리나라 인스턴트커피를 잡고 있는 동서식품의 카누와 함께 비교해 볼 때, 대략 세 제품의 가격은 27,000원~30,000원 사이입니다. 앞의 두 '~컷피' 제품은 각각 4g짜리 30봉 총 120g이고, 카누는 0.9g에 90봉 총 81g에 저 가격입니다. (맥심 커피믹스는 120봉에 더 저렴합니다.)
그래서 실질 중량으로는 가격경쟁력이 맥스/콜리 컷피에 있지만, 1봉으로는 카누에게 있습니다. 일반 사람이 느끼기에는 그저 카누 한 박스로 하루에 커피 한잔씩 하면 90봉이라 세 달은 가는데 두 컷피는 30봉이라 한 달 만에 소진되는 느낌을 줄 것입니다.
이는 명시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암묵적으로 소비자들이 기대하고 회사가 어필하는 다이어트 효과의 최소섭취량 조건(1일 500mg의 포스콜린은 먹어야 의약품상 효과 기대)의 충족을 가깝게 하기 위한 것과, 주재료+3종 부재료+커피분말을 모두 넣다 보니 1봉 4g, 30봉에 3만 원 전후 가격이 나온 것이라 추측됩니다. 참고로 맥스컷피는 1 스틱 4g 기준 카테킨 76mg, 카페인 36.7mg 이 들어가고, 콜리컷피는 1스틱 4g기준 콜레우스포스콜리 360mg, 카페인 50mg이 들어있다고 제품 홍보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3. 후기분석 및 아쉬운 점
아이디어 커피상품 맥스/콜리 컷피는 각각 2021년 11월, 2022년 4월에 식품인허가를 받았습니다. 출시시점이나 기업업력이 그리 길지는 않은 편으로 현재 가장 판매가 많은 플랫폼의 후기에는 각각 316개, 107개의 제품후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크게 3종류입니다. 첫째, 가볍게 하루에 한포씩 잘 먹고 매일 꾸준히 화장실을 가는 등 원활한 배변활동 및 다이어트 효과로 기대이상의 값을 한 커피였다. 둘째, 이건 커피 맛도 애매하고 다이어트 효과는 도대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다. 셋째, 솔직히 커피 맛도 별로고 다이어트 효과도 없다.
늘 그렇듯 모든 제품은 자신과 결이 맞아야 하는데 구입자 모두가 기대한 맛과 기능의 효과를 얻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본금 1억 원 5천만 원에 순이익 2억 원 전후의 중소기업이 알바 댓글을 대규모로 동원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추정되기에 일정 부분 효과를 본 사람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맥스컷피와 콜리컷피의 제품 원재료와 제조사의 업력 및 실적 그리고 전반적인 업계 동향 등을 보다가 아쉬운 점은 좀 있어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첫째, 주력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주재료의 효과기준 함량 미달입니다. 콜레우스 포스콜리는 2009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생리활성 2등급으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줌'이라 인정받은 성분입니다. 다만, 500mg/일이라는 단서가 붙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제품은 여기에 못 미치는 360mg/1일(1일 1봉 섭취 시)이 포함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좀 더 함량을 넣어 기능성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해졌습니다. 단순히 기대하게 만드는 것을 넘는 확증을 원합니다.
둘째, 총체적 마케팅 역량 부재입니다. 대상 표본이 되는 성인 남녀를 구하여서 컷피류의 효과를 실험하는 과정과 이를 인정받은 증서가 있다면 단순히 적당히 다이어트 성능 있는 재료를 넣은 커피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R&D 및 검증을 위한 절차가 부족하여 제품 마케팅에 스스로 유리천장을 만든 느낌입니다. 아울러 공중파는 무리여도 유튜브 웹드라마나 중소 채널협찬을 통한 제품 PPL 등의 방법을 중소기업들이 많이 쓰고 있는데 이에 반해 동사는 제품 홍보가 매우 부족하다 느껴집니다. 마케팅이나 연구검증 또한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소기업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다면 제품 판매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제품 성능에 문제가 있지 않다면)
셋째, 제한적인 제품라인업에 따른 커피 종류의 한계입니다. 원두커피가 아닌 이상 커피의 함량을 조금씩 다르게 하여 커피 맛의 종류나 단계에 구분이 가능할 텐데 일률적인 단품 구성이라 심심한 커피 맛에 대해 실망하는 후기들이 종종 보입니다.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의 커피 맛 선택이 가능하도록 주재료 외에 커피분말 함량의 조정에 따른 제품 라인업 다양화가 한두 개만 더해져도 맛의 호불호에 따른 불만이 줄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마치며
한국사람들의 커피사랑은 유별납니다. 예전에는 종교계에서 금지했던 식품이 커피라고 합니다. 신기한 각성효과와 특유의 향이 이단스럽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나 저변의 확대에 따라 나중에는 결국 두 손 들고 커피를 인정했다고 하니 그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껴집니다.
커피의 각성효과와 입가심의 기분이 인기가 많은 것은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직업으로서의 일과 삶의 내실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한국인의 애환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다이어트에 대한 니즈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불만과 건강적인 이유가 함께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독적 내실과 건강한 외형의 결합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이 정말 제대로 개발되고 검증된다면 엄청난 히트를 칠 것 같습니다. 맛도 있는 커피인데 다이어트도 된다? 사지 말라고 해도 살 것 같네요. 그러나 냉정히 말해 아직은 먼 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마치 콜라 시장에 다이어트 콜라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커피시장의 주류변화에도 건강을 생각하는 뉘앙스의 다이어트 커피라는 제품이 시장의 샛별로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글로벌 커피 회사들이 열심히 신제품을 개발해 자사 제품들의 자기 잠식 효과(Cannibalization)를 최소화하면서 시장은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무장, 대규모 물량공세로 TV에서 다이어트 커피 CF가 넘쳐날지도.
그 전까지는 각자 취향에 따라 맛있고 진한 커피 혹은 찐 다이어트 식품 혹은 둘다를 애매하게 혼합한 식품 등을 적당히 섭취하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봅시다. 물론, 각자의 취향과 선택은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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